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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그들이 알고 싶다 - 해병대 전우회편

그들이 알고 싶다 - 해병대 전우회편

수습위원┃백주원



  우리 학교에 해병대 전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작년만 해도 아침에 정문에서 군복을 입고 교통정리를 하던 그들을 볼 수 있었고, 얼마전 학교 축제 기간에도 군복을 입고 교내를 순찰하던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붉은 간판이 인상적이던 해병대 전우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1. 우선 본인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과기대 해병대 전우회장을 맡고 있는 기시디 10학번 최원준 입니다. 해병 1142기 출신이고 사령부에서 의장대로 복무했습니다. 전역 후 복학하자마자 바로 전우회에 들어왔고 전우회에 몸담은 지 올해로 벌써 4년차네요.


2. 해병대를 선택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전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었고 그걸 넘어서기 위해서 해병대에 자원했습니다. 해병대가 얼마나 힘든지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훈련을 받으면서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후회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전 딱히 후회해본적은 없네요. 힘들어도 제가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니 매우 뿌듯했고, 지금도 제가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과기대 전우회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저희는 보통 행사지원을 많이 합니다. 입학식이나 졸업식때 학교에 배치돼서 교통정리를 하거나 방문객들에게 학교 지리를 안내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축제기간에 교내 순찰도 하고 연예인이 공연할 때 사람들이 무대로 몰리지 않게끔 바리케이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입학식과 졸업식의 경우 학교 측과 얘기가 되는 것이고, 축제 같은 경우는 총학생회에서 저희 측에 요청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행사기간 말고 평상시에는 아침 등교시간대나 오후에 하교시간대에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정문 쪽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 아침마다 조끼 입고 교통정리 하시는 분들이 바로 해병대 전우회 였군요?

  네, 예전에는 군복을 입고 교통정리를 해서 학생들이 바로 해병대 전우회인걸 알아봤는데 요즘은 사복을 입고하다 보니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몇 년 전만 해도 군복을 입었는데 학교 측에서 그에 대해 말이 나온 이후로는 사복을 입고 활동 하고 있습니다. 해병대전우회 모두가 의무적으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자원자에 한해서 근로 형식으로 약간의 수당을 받으며 일하고 있어요. 처음엔 순수 봉사의 의미로 전우회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학교 측과도 이야기가 되고 뭐랄까, 좀 더 체계화된 것 같네요.


4. 신입 회원은 어떻게 모집하고 있죠?

  종종 해병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르는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와서 전우회에 가입시킨다는 오해가 있는데, 다른 학교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저희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대신 회원들의 친한 동생이나 후배가 해병대에 다녀왔으면 그들을 회유해서 전우회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죠. 이런 식으로 지인 소개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제일 많고, 많진 않지만 전역자가 전우회에 대해 알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주로 학기 초에 많이 모집하고 있어요. 보통 전우회 하면 딱딱하고 엄격한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실텐데 저희도 여타 동아리와 다름없이 친근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신 해병대인 만큼 서열만큼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죠. 회원들끼린 인사도 필승으로 하고 있어요.

┗ 서열 정리는 기수제로 하고 있는 거죠?

  네, 그렇죠, 보통 동아리 가입 순서나 나이에 따라서 서열이 정리되지만 저희 전우회는 무조건 병 기수제로 계산하기 때문에 학번이 낮거나 나이가 어려도 군번이 빠르면 무조건 선배입니다. 


5. 전우회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뭐가 있을까요?

  주로 축제기간에 그런 에피소드가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특히 주점에 고등학생들이 술을 마시다 발각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학교 주점의 특징상 민증 검사를 하기가 쉽지 않아 근처 고등학생들이 자주 술을 마시러 옵니다. 일명 “뚫리는 데” 죠. 특히 작년엔 주점에서 고등학생들과 학과 주점 측이 실랑이가 붙었는데 저희가 상황정리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 말고는 딱히 에피소드라 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좋게 말하면 큰 사고는 없었다고 할 수 있죠.


6. 교내 전우회에는 재학생만 포함되어 있나요, 졸업생도 포함되어 있나요?

  교내 전우회는 재학생들만으로 이루어져 있고, 졸업생 선배님들은 각지에서 사회 전우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계시지만 과기대 졸업생이라는 타이틀 하에 그들끼리 따로 친목회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아 그렇군요. 그 분들과는 자주 교류하나요?

  그럼요. 실제로 같이 교내 전우회생활을 했던 나이차 얼마 안 나는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니까 개인적으로 친하기도 하구요. 저희 교내 전우회가 97년에 전우회 활동을 시작했으니, 연령대는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가 분포되어 있겠네요. 개강 파티에 종종 놀러오기도 하시고 동방에 간식을 잔뜩 선물해주시는 선배님들도 계시죠. 내리사랑 이라고, 후배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 교내 전우회 같은 경우는 재학생만 이루어져 있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모두가 20대 겠네요. 흔히 전우회 하면 중장년의 예비역들이 모이는 모임이 딱 떠오르는데 젊은 세대 끼리만 전우회를 하고 있으니 타 전우회에 비해 어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희 전우회와 사회 전우회는 성격자체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은 사회봉사의 성격이 강하지만 저희는 교내봉사 그리고 친목회의 성격이 강하니까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같은 시기에 군 생활을 하며 같은 군대문화를 겪다보니 동질감이 많아요, 대신 단점이라면 저희 모두 재학생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보니 사회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 막상 사회 전우회분들과 만났을 때 잘 통하지 않는 부분은 있다는 정도겠네요. 그분들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군 생활을 했다보니 마인드도 많이 차이가 나고요. 그래도 저희 학교 교직원 중에 해병 354기 출신 대선배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전우회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셔서 이 문제도 그렇게 큰 단점이라고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7. 사회 전우회와 교류가 잦나요? 그리고 해병대 전우회 중앙회와도 관련이 있으신지?

  그리 많진 않습니다. 저희도 학생들이니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데 사회 전우회와 엮여 사회 활동을 많이 하다보면 학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중앙회를 언급하셨는데 사실상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희도 중앙회가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지 그곳에 대해서 아는 바는 별로 없습니다. 저희가 따로 그쪽에 소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저희 과기대 전우회는 97년에 당시 22대 해병대 사령관님이셨던 전도봉 중장님께서 전우회 기를 수여하시면서 정식 전우회로 인정받은 별개의 단체일 뿐 중앙회에 소속되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8. 타군에 비해 해병대 전우회만이 유독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데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해병대는 기수제 성격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일지라도 기수를 따져 선후배 관계를 정립시킵니다. 타군이 보기에는 좀 엄격하고 구시대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분명 해병대만의 문화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해병대”라는 마인드와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해병들끼리는 소속감이 강하게 느껴지거든요. 그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해병대 현역이 군복을 입고 휴가 나오면 해병대 예비역들이 그들을 알아보고 밥을 사준다거나 용돈을 준다거나 하는 그런 일도 종종 있죠. 저도 복무 당시 휴가 나왔을 때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해병대 출신이셔서 택시비 안 받고 태워다 주셨던 그런 경험도 있어요. 해병들끼리만 통하는 그런 소속감이 있습니다.


9. 마지막으로 이 교지를 읽고 있는 미필 학우들에게 해병대에 관해서 어필한다면? 아니면 교내 해병대 전우회 홍보를 하셔도 좋아요

. 어차피 해병대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물론 힘든 부분도 있지만 생각보다 험하지 않고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이니 너무 겁먹지 말고 가슴 쫙 펴고 해병대로 입대했으면 좋겠습니다. 해병대에 어울리는 인재상이라는 건 따로 없어요. 해병대 훈련소의 다른 이름이 바로 “인간 개조 용광로” 이거든요.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어떻게든 해병대로 개조시켜주는…… 그런 곳이니 내가 과연 해병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우 분들 중 해병대 예비역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저희 전우회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전우회하면 딱딱한 이미지가 떠올라서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저희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요. 해병대 출신들끼리 같이 친하게 지내면서 재미있게 학교생활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주원

bjw941229@naver.com

.....남탕...(소곤소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