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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쓰레기 영화 대신 봐드립니다




쓰레기 영화 대신 봐드립니다.

 

편집장 | 민경연

 


 벌써 세 번째 영화로 돌아온 쓰레기 영화 대신 봐드립니다입니다. 지난 호에도 말했듯 이번 호에는 이 시리즈를 쓰게 만들었던 원흉(?)인 영화 맨데이트:신이 주신 임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 여러 가지 의미로 막강합니다. 2005년 드라마 쾌걸 춘향의 남자 주인공으로 상승세를 달리던 배우 재희를 한방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라지게 만들 정도였으니까요. 혹자는 이를 두고 쪽팔려서 군대 간 거 아니냐고도 했습니다만, 진실은 본인만 알겠죠.


#3-진정한 쓰레기 영화의 본질을 깨우쳐주는 영화(?)-맨데이트:신이 주신 임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현재로부터 20년 전, 퇴마사 최랑은 음란귀 과의 대결에 패배해 죽고 만다. 그리고 현재. 최랑의 아들 최강은 퇴마사가 되었다. 그는 최근 급증한 악령에 의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한다. 그리고 어느 까만 밤. 웬 여자 둘이 귀신을 불러내는 의식을 하다가 음란귀의 습격을 받고 끔찍하게 죽고 만다. 이 장면은 넣은 이유도 모르겠고 불쾌하기만 하다. 특히 계속 빙빙 돌며 시체를 비추는 카메라 워크는 정말 영문을 알 수 없다.

 장면이 바뀌고 최강은 연쇄살인이 발생한 한적한 시골마을에 찾아간다. 경찰들은 당연히 최강을 수상히 여긴다. 최강은 몇 번 현장을 들락날락했으나 의심만 샀는데 비해 똑같은 외지인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태도가 180도 다른 사람이 있었다. ‘신 기자라 불리는 젊은 여성. 그녀는 본래 무당이 될 운명이었지만 신부님의 도움으로 귀신 잡는 카메라를 받고 퇴마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신부님이 말해준 그녀의 임무, ‘음란귀 탕을 잡아라!’

 최강은 동네 재래시장에서 탕과의 격투를 벌이지만 탕이 이 사람 저 사람 몸을 바꿔가며 빙의하는 통에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만 받고 만다. 한편 탕은 경찰 찬수의 몸을 빌려 달아나 카메라로 동네를 살펴보던 신 기자를 습격하지만 신 기자의 힘이 센 건지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사실 이 장면에서 카메라로 찬수를 찍었으면 영화는 끝이 났을 테지만 불행히도 계속 이어진다. 최강은 경찰서에서 이 사건은 귀신의 소행임을 끊임없이 주장하지만, 형사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무고한 사람을 용의자로 몰아 자살에 이르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경찰은 수상한 마을 소년의 집에 찾아간다. 그러나 이미 그는 빙의 당해 도망쳐버린 후였다. 수상한 그림만 남긴 채. 도망친 소년은 뒷산에서 사람을 죽인다. 최강과 경찰 찬수는 신 기자와 합류해 소년을 뒤쫓는다. 그들은 소년을 찾았으나 탕은 이번에도 소년의 몸에서 빠져나와 찬수에게 들어간다. 빙의당한 찬수는 총으로 개판의 서막을 알린다. 탕은 경찰과 마을 주민에 빙의하여 서로 죽게 한다. 형사도 빙의 당해 소년을 쏘고 자살하고 만다. 이렇게 다 죽고 나서야 최강은 퇴마용 칼을 뽑아든다. 러닝타임은 5분 남았더라. 드디어 귀신이 빙의가 아닌 본 모습을 드러낸다. 갑자기 화면이 회색 톤으로 물들더니 맥 빠지는 액션 끝에 음란귀 탕은 최강의 손에 죽고 만다.

 

 마지막 5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1시간 반이나 되는 러닝타임은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최강이 라면 먹는 장면 등 불필요한 장면의 삽입이 너무나도 많고 등장인물의 행위에 대한 동기 역시 불분명하다. 중요 인물처럼 등장했던 신 기자는 끝내 아무 활약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음란귀라던 탕은 그리 음란하지 않고 불쾌할 정도로 잔인하기만 했다.


 스토리 외적으로도 끔찍하다. 오프닝 시퀀스는 그야말로 애프터 이펙트 처음 만져보는 사람이 예제 따라 하며 만든 동영상 수준이다. 게다가 그 구린 폰트는 디자이너라면 보고 분노할 수도 있다. 회전 촬영은 어찌나 좋아하는지, 이유 없이 뭘 자꾸 빙빙 돌리는 장면이 쓸데없이 많이 나온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제 딴엔 기독교적인 색채를 내 한국의 콘스탄틴이라 자처하려 했던 모양인데 콘스탄틴과 비교하자면 콘스탄틴이 불쌍하다.

 

 쓰레기 영화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재미가 없는 영화가 쓰레기영화일까요? 못 만든 영화가 쓰레기 영화일까요? 저는 쓰레기 영화의 본질은 보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맨데이트는 쓰레기 영화의 본질에 가장 부합하는 영화라 할 수 있겠죠.




민경연

쓰레기 영화 별로 안좋아합니다. 그래도 혹시 궁금한 쓰레기 영화 있으시면 제보 주세요. 봐드립니다.

lemonamelona8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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