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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월호 2주기 추모 현장에 다녀와서 ...


세월호  2주기 추모 현장에 다녀와서 ... 

수습위원|최정인



 2016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4월 16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했다. 나도 멀리서 생각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마음을 더욱 깊이 새기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직접 찾아갔다. 광화문 광장에는 경찰 버스와 경찰차들이 많았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 무섭고 으슥했다. 일찍 도착해서인지 의자만 덩그러니 있고 휑한 광장을 작은 부스들이 채우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분향소에서 분향하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었고 줄을 기다리면서 주변 부스들을 구경했다. 여러 단체에서 사람들 위해 캐리커처, 네일아트, 페이스 페인팅 등을 해주었고 '노란 리본 공작소'라는 곳에서 노란 리본을 계속 만들어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 또 달력이나 머리핀을 제작하여 그 수익금으로 후원금을 모으는 부스도 있었다. 이 달력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희생자들의 생일을 일일이 새겨 넣어 제작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달력을 사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달력을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이 외에도 팽목항으로 보내는 편지, 캘리그라피로 엽서 만들기 등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편지의 힘‘에 대한 글을 읽었다. 글에는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기쁘게 만드는 많은 힘이 있다고 했다. 나는 추모 현장에서 나와 동갑인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어쩌면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다니며 나와 함께 울고 웃었을지도 모르는 친구야 안녕? 이 편지가 너에게 직접 닿지는 않겠지만, 나의 마음은 꼭 너에게 닿을 것이라 믿으면서 편지를 써. 편안하게 하늘에 간 친구도 있고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친구도 있을 거야. 너희들이 어떻게 그런 사고를 당하게 되었는지 우리가 끝까지 밝혀낼게. 절대 잊지 않을 거야. 먼저 간 그곳에서는 평안하길 바랄게. 그럼 안녕...'


 중간 중간 생략된 내용이 있지만 내용은 이러했고 이 편지의 진심이 전해져 세월호 희생자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세월호 생존자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후 6시가 넘자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해가 저물며 비가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고 온도마저 떨어져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자 경찰들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와서 짧게 세월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고 이번에 새로 당선된 국회의원들도 여럿 왔다고 했는데 나는 연설하러 올라온 의원 외에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다. 세월호 집회를 위해서 대학별 연합도 많이 왔었고 심지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까지도 우비를 나눠주며 돌아다녔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추모를 위해 다 같이 줄 맞춰 걷는다고 하였으나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관계로 아쉽게 그 과정은 생략되었다. 

 '언제까지 세월호 , 세월호 할거냐', '이제 그만해라, 지겹다'라는 이야기를 주위로 부터 정말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세월호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고 아직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사건이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였고 끝까지 희생자들을 모욕하였다. 희생자와 국민이 원하는 요구는 무시되었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법을 만들고 진행하였다. 이번에 제대로 국민의 힘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같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똑같이 국민을 무시하고 국가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국가로부터 우리가 보장받아야 할 것을 지키기 위해 지금부터 힘을 모아야 한다. 나는 힘을 모으기 위한 첫걸음이 세월호라는 사건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잊지 않고 기억하며 우리의 뜻을 모아 힘을 키운다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최정인

shdlatnr97@naver.com

다음 날 감기 걸렸어요. 다들 비 맞고 돌아다니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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