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웹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한 번 보실래요?






웹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한번 보실래요?


편집위원|김지연




인터넷에서 브라운관으로

작년 우리 학교를 뜨겁게 달궜던 tvN <치즈인더트랩>은 유명 포털에서 연재되고 있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이처럼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만화(웹툰)와 소설(웹소설)은 예전보다 장르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웹툰과 웹소설 독자층의 성별과 연령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인기 많은 웹툰과 웹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드라마로 제작된 유명 웹툰은 tvN <미생>, MBC <밤을 걷는 선 비>, SBS <냄새를 보는 소녀> 등이 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아직 지상파, 케이블 그 어느 곳에서도 방영되지 않았다. 대신 ‘웹드라마(인터넷에 올려지는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됐다. <고결한 그대>, <당신을 주문합니다>는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드라마로 제작됐다. <고결한 그대>의 전체 재생수는 300만 뷰, <당신을 주문 합니다>는 1,400만 뷰를 기록했다. 비교적 탄탄한 시청자층을 형성하며 높은 전체 재생수를 기록하는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지켜본 방송사 중 KBS2가 이번 여름 동명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방영할 계획이다.

웹툰, 웹소설 모두 2차원 상에 머물렀던 인물들이 드라마, 즉 3D로 구현된다. 물론 모든 리메이크 작품이 원작만큼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듯하다. 실제로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장르 속에서 느껴지는 신선함

 

위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방송가에서 웹소설과 웹툰의 드라마화는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기존 드라마와 비교해 웹툰,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분야는 그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아직 공략할 시장이 많다. 웹툰과 웹소설의 다양한 장르 덕분에 이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역시 장르의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배우들은 신선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시청자들은 기존과 다르게 전개되는 내용과 방식에 흥미를 느끼곤 한다. 다시 말하자면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지루함보다 신선함을 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지표, 화제성 지수

시청률은 아직도 중요한 지표지만 예전만큼 절대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지는 않다. 오늘날 DMB 또는 재방송, 인터넷 다시보기를 통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전보다 확실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본방송을 집에서 시청하게 되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이에 시청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화제성 지수’다. 화제성 지수란 소셜미디어(SNS)상 에 드러난 국내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며 그 화제성을 수치로 바꾸어 지표화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만큼 대부분 조사층은 이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다.

tvN <치즈인더트랩>, MBC <밤을 걷는 선비>, SBS <냄새를 보는 소녀>, JTBC <송곳>. 방송사만 다를 뿐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이다. 이 드라마들의 시청률은 방송사의 특성상 각자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러한 드라마들이 대중으로 인해 충분한 홍보 효과를 누려왔다는 점이다.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제작 소식이 들리면 대중들은 캐스팅된 배우, 연출자, 제작사 등과 관련된 소식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부정적 여론 속에서 드라마 방영이 시작되어도 화제성 부분에서는 항상 상위권이다.

또한, 화제성 지수는 시청률과 달리 지상파, 종편, 케이블처럼 방송사 상관없이 대중의 반응을 쉽게 볼 수 있다. 평일 저녁마다 방송되는 KBS1 드라마의 시청률은 기본 20%를 넘긴다. 이는 드라마가 인기 있어서가 아니라 KBS1을 무의식적으로 틀어놓고 생활하는 시청자층(주로 노인층)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제성 지수를 살펴보면 다른 드라마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물론 KBS2 <태양의 후예>와 같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몰고 다니는 드라마도 있다. 이러한 경우가 요즘은 흔치 않을 뿐이다.

 


힘든 원작의 그림자 벗어나기

유명 웹툰과 웹소설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것은 훌륭한 내용과 함께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원작의 튼튼한 지지층이 드라마로 그대로 옮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래서 웹툰이나 웹소설의 드라마 제작이 확정되면 원작 독자들끼리 서로 가상 캐스팅을 진행하곤 한다. 남자 주인공에는 어떤 배우가, 여자 주인공에는 어떤 배우가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원작 팬들 사이에서 오고 가곤 한다. 그러나 뭐든지 정도가 지나치면 좋지 않은 법이다.

소수의 지나친 팬심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와 제작진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 예가 바로 tvN <치즈인더트랩>이다. 여자 주인공인 ‘홍설’을 누가 연기하게 될 것인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를 두고 지나친 언론 보도와 물론 여배우들은 이 역할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조차 되는 걸 꺼리는 분위기였다. 오죽하면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까.

또한, 원작이 완결되지 않은 경우에서 드라마로 제작하게 되면 원작과 드라마 상의 결말과 관련해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예시 역시 tvN <치즈인더트랩>이다. 이 드라마는 여자 주인공 역할 캐스팅과 관련해서 방송 전에 이미 홍역을 앓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배우들 간의 호흡이 잘 맞아서 시청률과 화제성 지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듯했다. 하지만 회가 진행될수록 점차 인물의 감정선을 시청자가 이해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결말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가며 대부분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표했다.

 

원작자와의 갈등


일반 드라마와는 달리 웹소설, 웹툰으로 만든 드라마의 기반은 크게 두 가지다. 원작자와 드라마 제작사, 이 둘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된다면 원작 팬들, 드라마 팬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지만, 만약 반대의 상황이면 어느 한쪽의 만족은커녕 모두의 원망만 들을 것이다.

tvN <치즈인더트랩>의 원작자 ‘순끼’와 제작사 ‘에이트웍스’의 갈등은 팬들은 물론 인터넷을 자주 접하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웹툰 <치즈인더트랩>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보도되자마자 엄청난 이슈로 떠오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이 드라마는 의미 있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포상휴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의 불꽃을 제대로 잠재우지 않아서일까. 논란은 방송이 거듭될수록 시청자의 불만과 함께 커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드라마 종영 후에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원작자인 순끼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간의 논란에 대한 글을 썼고 여기서 원작자와 제작사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그중 일부의 내용을 가져오자면 ‘원작에 충실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던 제작사는 원작자에게 제대로 연락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순끼 작가는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제작되는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대본 보안상의 문제로 시나리오도 제때 받아보지 못했다. 결국, 드라마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채 아쉬움과 논란의 여지를 남긴 채 종영되었고 종영 후에도 원작자와 제작사 간의 논쟁으로 인해 팬들의 마음을 더 안 좋게 했다. 드라마에서 받은 충격을 영화로 달래고 싶은 것일까? 드라마가 끝난 이후 <치즈인더트랩>의 영화화 소식이 기정사실처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번에는 원작자와 제작사 간의 갈등이 없기를.

 

 

하나의 문화, 웹소설과 웹툰

                                                     

이제 웹소설과 웹툰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보는 게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정도로 그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JTBC <마녀보감>이다. 지금까지는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드라마로 제작했지만, JTBC <마녀보감>은 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여 웹툰으로 만들어서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될 예정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 도인 만큼 그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 물론 드라마의 진행 방향과 웹툰의 진행 방향에는 차이가 있을 거라 한다.

웹툰과 웹소설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출간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생각으로 출발했을 것이다. 오히려 인기가 좋으면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것이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척도는 유효하다.) 하지만 이제는 웹소설과 웹툰이 출판에서만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드라마와 영화로까지 그 영향력을 뻗어 나가고 있다. 그만큼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도 충분하다는 뜻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웹툰과 웹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질지 팬으로서 정말 기대가 된다.

 

 

 


김지연

웹툰, 웹소설이 원작인 드라마는 드라마도 좋지만 원작도 좋죠ㅎㅎ 화초저하, 8월에 만나요!! (이 사진은 드라마의 스틸컷이 아닙니다.)

djfwkd9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