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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학교에 있는데 지진이 일어났다!


학교에 있는데 지진이 일어났다!


사무국장|김지연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거 다들 알고 있지? 그 전에는 규모 5.1 지진까지 발생했으니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을 거야. 솔직히 그동안 나는 지진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었어. 이번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 지진하면 떠오르는 게 일본이랑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P파, S파가 전부였으니까. 근데 경주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정말 별걱정이 다 들더라. ‘집에서 드라마 보다가, 학교에서 강의 듣다가, 아니면 지하철에서 졸고 있다가 지진이 일어나면 어쩌지?’ 특히 우리 학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오래된 건물도 많아서 지진이 일어나면 우리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리고 또 우리 학교 건물들은 안전한지 너무 궁금해서 교직원 세 분께 전화를 통해 또는 직접 사무실에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어.


 본격적으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전에 모두가 알고 가야할 몇 가지 사실이 있어. 우선, 우리 학교가 지금 건물을 지으려면 우리나라 내진설계 관련 현행 법률 상 규모 5.5~6.0 지진에도 붕괴되지 않고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모든 건물은 짓기 전 관련 정부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지. 우리 학교 건물 중 어느 건물이 현행 내진설계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을까? 우리 학교 시설과 시설관리팀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안태연 주무관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



내진설계, 어디어디 되어있나

 내 궁금증을 듣고 나서 주무관은 먼저 내게 자료 하나를 줬어. 유용한 정보이나 내용이 좀 길어서 내가 좀 요약해봤어. 다 같이 보자!

 1988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건축법에도 내진설계 기준이 등장하지만 지금처럼 중심을 두지 않았어. 그저 6층 이상, 100,000㎡ 이상인 건축물이 해당 사항이었지. 2005년 7월부터 시행된 건축법에서부터는 내진설계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한 것 같아. 기준이 전에 비해 대폭 강화되었거든. 이때부터 3층 이상 학교 건물은 무조건 내진설계를 하게 되었어. 2009년 7월에 개정된 법에서는 층수에 상관없이 학교 건물이라면 반드시 내진설계를 하도록 되어있지. 그리고 현재 내진설계 기준은 작년 9월에 개정된 건축법을 따르고 있어. (3층 이상, 500㎡ 이상 건축물-창고/축사 제외, 높이 13m 이상, 처마높이 9m 이상, 기둥간 거리 10m 이상) 

 자, 그럼 어떤 건물들이 현행 내진설계 기준을 만족하는지 알려줄게. 혹시 자신의 전공 건물이 있을지 모르니 두 눈 크게 뜨고 읽기!!


 잘 봤어?? 혹시 이 건물에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 있으면 캡처해서 축복받은 아이라고 알려줘. 내진설계한 건물이 왜 이리 적으냐고? 물론 우리 학교는 모든 건물을 다 정부의 허가를 받고 지었어. 이 말은 내진설계 기준도 다 지켰다는 뜻이지. 근데 내진설계 법률이 시간이 지나면서 (위에서 설명했듯) 계속 수정됐잖아. 그래서 지금의 내진설계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건물들이 있는 거야. 그래서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올 여름부터 학교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내진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있어. 지난 9월에 발생한 경주 지진 이전에 지진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거야. (선견지명!!) 이 평가 결과는 올 12월 중에 나오고 결과에 따라 등급별로 각 건물을 어떤 식으로 보강, 투자할 것인지 여러 예산안, 계획을 준비할 예정이래. 다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지진 발생 시 대피 장소

 어의관에서 수업 듣다가 지진이 일어나면 어디로 대피하지? 내 친구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이 이야기를 듣고 학교 곳곳 어디가 지진 대피 장소인지 궁금해지더라. (내가 좀 궁금증이 많아. 학교에 대한 궁금증 해결하고 싶다면 러비 문을 똑똑 두드려줘~) 이 궁금증은 재난안전관리본부 서병윤 주무관이 깔끔하게 해결해줬지! 전화 인터뷰 중 일부를 적어볼게.


러비 학교가 되게 넓잖아요. 어의관이나 청운관처럼 운동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재난안전관리본부 지진이 최초 발생했을 때는 자기 사무실이나 책상 같은 데 밑으로 다 들어가셔 가지고 떨어지는 것에 대해 내 몸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다 밖으로 나가셔야 해요. 지진 초기에만 사무실 책상과 같은 곳 아래에 몸을 피신하시고 그 후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물론 밖으로 대피하실 때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됩니다. 구조물이 휘어질 경우 엘리베이터가 멈출 수 있으니까 계단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러비 그럼 무궁관 9층에서 수업을 듣다가 지진이 일어나면 9층에서부터 1층까지 다 계단으로 내려와야 되겠네요?

재난안전관리본부 예, 그렇죠. 화재가 나든 지진이 나든 피난할 때는 계단을 이용하셔야 해요. 엘리베이터는 멈출 가능성이 제일 높거든요.


아하, 그렇구나! (잠깐, 나 이번 학기 무궁관 9층에서 수업 듣는데;;) 여하튼, 인터뷰 후에 지진 발생 시 대피장소 자료까지 따로 메일로 보내줬어. 이것 역시 유용한 정보니까 친구들에게 널리 널리 알려서 같이 보자.


메뉴얼 원본은 기사 아래의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 1층에는...

 우리 학교에 지진계측기가 있다는 거 알고 있니? 나도 이건 전혀 몰랐던 이야기라 처음 들었을 때 진짜 신기하더라. 시설과 전기지원팀의 오세화 주무관이 친절하게 알려줬어. 2013년 국가가 교육기관 등 공공기관 중 일정 기관한테 지진계측기를 설치하라고 해서 우리 학교는 중앙도서관 경비실에 자료 송·수신을 담당하는 메인 기기(메인 서버)를, 그리고 자료를 수집하는 4개의 부가 장치들을 대학본부 뒷편과 중앙도서관 지하(1개)와 옥상(2개) 총 세 곳에 설치했대. 아래 사진 세 장이 바로 우리 학교에 설치된 메인 기기와 부가 장치야.




 메인 기기는 학교에 지진이 나면 그 규모에 따라 자동적으로 교내 방송을 하게끔 되어있어. 규모 2.0~3.0 사이의 지진은 주의 방송을, 그리고 규모 3.0 이상의 지진 발생 시 대피 방송을 실시하지. 또한, 중앙도서관과 대학본부 뒤쪽에 있는 장치는 각각 건물의 흔들림과 땅의 흔들림을 감지한다는 차이가 있어. 각 부가 장치들이 자료를 메인 기기로 전송하면 메인 기기는 그것을 종합해 국민안전처의 담당 부서로 보내줘. 그리고 물론 지진계측기는 컴퓨터로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아래 사진은 실제 우리 학교 지진계측기 모니터링 화면이야.




 우리 학교를 비롯해 각 지역에 있는 지역 거점 대학들 대부분 이 기계를 설치했다더라. 참고로 우리 학교는 이 기계의 자료 송·수신만 담당할 뿐이야. 자료 분석은 위에서 말했듯이 국민안전처(그전에는 소방방재청)가 담당해.


 하나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 정도 지진과 내진설계 법에 대해 공부하고, 교직원 세 분의 도움을 받았어. 열심히 공부하고 취재한 결과,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만 하더라도 학교에 관심이 많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취재하면서 모르는 부분이 많았거든. 내가 취재하면서 얻은 정보를 학교가 학생 모두에게 최대한 많이 알려준다면 참 좋을 텐데, 그 부분이 좀 부족한 것 같아... 물론 알려달라고 전화하면 알려주지만 우리가 전화로 알아보는데 시간이 좀 걸리잖아?! (나도 취재하는 데 4일 정도 걸렸어..)

 지금까지 우리 학교 지진 관련 메뉴얼, 지진 대비 등에 대해 알아봤어. 도움이 되었길 바라. 그리고 이 글 이후로 학교가 지진 발생 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더 많이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좋겠어. 그럼 이만 뿅!!



김지연

러비에서 활동하면서 처음 시도한 구어체 기사입니다. 재미를 위한 시도였는데.. 조금이라도 재밌었기를 바랄뿐입니다...^_^ 

시험과 맞바꾼 취재였어요.. 다들 많이 읽어주세요ㅠㅠ



태풍 및 지진대비 행동 메뉴얼.pdf